기후
해왕성과 천왕성의 차이 중 하나는 기상 활동입니다. 보이저 2호가 1986년 천왕성을 스쳐 지나갔을 때 천왕성은 시각적으로 매우 고요해 보였습니다. 반대로 1989년 보이저 2호가 해왕성 지나가면서 행성의 영상을 담았는데, 천왕성과는 달리 기상 현상이 발생하는 증거들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해왕성의 날씨 중 특이한 점이라면 엄청나게 빠른 태풍을 들 수 있습니다. 해왕성의 바람은 초속 600미터에 육박하는 속도로 몰아치는데, 이는 음속의 두 배에 가까운 빠르기입니다. 그러나 해왕성의 대기 흐름은 보편적으로는 조금 더 느린데, 해왕성 대기에 항상 떠 있는 구름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바람은 동쪽 방향으로 초속 20미터 수준에서 서쪽 방향으로 초속 325미터 정도까지 다양했습니다. 구름 상층부에는 적도 근처의 경우 초속 400미터, 양극 지대의 경우 초속 250미터의 바람이 넓은 영역에 걸쳐 불고 있습니다. 해왕성 대부분의 바람은 행성이 자전하는 방향과 반대로 움직입니다. 바람이 움직이는 보편적 방향은 고위도 지역에서는 자전과 같은 방향이나, 저위도 지역에서는 역방향입니다. 이처럼 바람 부는 방향이 반대로 나타나는 이유로 ‘피부 효과’를 들고 있으며, 대기 깊은 곳에서의 대기 과정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해왕성 남위 70도의 고속 제트는 초속 300미터 속도로 움직입니다.
대기 중 메테인이 풍부하기 때문에 해왕성 적도의 에테인과 아세틸렌 함량은 극지방보다 10~100배 더 높습니다. 이는 적도에서 대기가 상승하고 반대로 극지역에서 하강하는 것의 결과로 해석됩니다.
2007년 해왕성의 남극 상층 대기가 다른 지역보다 섭씨 10도 더 따뜻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구체적 온도는 섭씨 영하 200도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온도 차이 때문에 메테인 기체(해왕성 대기 상층부에 얼어 있습니다)가 남극으로부터 우주로 탈출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대적 ‘열점’은 해왕성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인데, 해왕성의 1년 중 마지막 4/4분기(지구 시간으로 약 40년입니다)에 태양을 향해 남극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남반부 대신 북반부가 태양을 향해 기울어지면서 메테인 방출 현상은 북반부로 그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계절의 변화 때문에 해왕성 남반구의 구름 띠들은 그 규모 및 반사율이 늘어나는 모습이 관측되어 왔습니다. 이 추세는 1980년부터 시작되었으며 2020년까지는 계속 관측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왕성은 태양으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계절 하나의 길이가 40년은 됩니다.
폭풍
1989년, 미국 항공우주국의 보이저 2호 우주선이 해왕성에서 지름 13000×6600 km의 고기압성 폭풍 구조인 대흑점(The Great Dark Spot)을 발견했습니다. 이 폭풍은 목성의 대적점과 닮았습니다. 그러나 5년 뒤인 1994년 11월 2일에 허블 우주 망원경이 해왕성을 관측했을 때는 대흑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대흑점과 비슷한 새 폭풍이 해왕성 북반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대흑점에서 훨씬 남쪽으로 내려간 곳에는 흰색 구름 뭉치로 이루어진 다른 폭풍, 스쿠터(Scooter)가 있습니다. 스쿠터라는 이름은 보이저 2호가 이것을 발견했을 당시 대흑점보다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에 붙은 것입니다. 소흑점(The Small Dark Spot)은 남반구의 저기압성 폭풍으로, 1989년 조우 당시 두 번째로 강력했던 폭풍입니다. 소흑점은 처음에는 시커먼 색깔이었지만, 보이저가 해왕성에 접근함에 따라 중심 부분이 밝게 변했고, 대부분의 고해상도 사진에서 이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왕성의 대류권 내에서 흑점 폭풍들은 밝은 구름들보다 낮은 고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며, 그 때문에 구름 상층부에 난 구멍처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몇 달 동안 형태가 유지되는 안정된 구조라는 점에서, 소용돌이 구조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흑점들이 대류권 계면층 근처에서 생성되는 밝은 잔류성 메테인 구름과 합쳐질 때도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동반 구름의 존속은 전에는 흑점이었던 것이 검은색을 띠지 않는 사이클론의 형태로 변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흑점들은 적도 쪽으로 너무 가까이 이동했거나 그 외의 다른 미지의 메커니즘에 의해 흩어져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내부열
천왕성과 비교했을 때, 해왕성이 보다 활동적인 기상 현상을 나타내는 것은 해왕성의 내부열이 더 높은 것에 일부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왕성과 태양 사이의 거리는 천왕성과 태양 사이의 거리보다 50% 더 멀고, 해왕성은 천왕성이 받는 태양광의 40%밖에 받지 못하지만, 두 행성의 표면 온도는 대략 같습니다. 해왕성의 대류권의 상층부는 −221.4 °C (51.7 K)의 저온이고, 기압이 1 bar (100 kPa) 정도 되는 깊이에서는 온도가 −201.15 °C (72.0 K)입니다. 하지만 가스층 깊이 들어갈수록 온도는 일정하게 증가합니다. 천왕성과 마찬가지로 이 열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해왕성의 것이 더 큽니다. 천왕성이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의 1.1배만 방출하는데 비해, 해왕성은 태양에게서 받는 에너지의 2.61배를 방출합니다. 해왕성은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이지만 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한 바람을 유지할 수 있는 내부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합리적인 해석들이 제안되었는데, 그중에는 행성의 핵에서 일어나는 방사능 붕괴로 인한 붕괴열이라는 설부터, 고압에서 메테인이 수소, 다이아몬드, 탄화수소로 전환되고 수소와 다이아몬드가 각각 떠오르고 가라앉으며 중력 위치 에너지를 내놓는다는 설, 하층 대기에서 일어난 대류가 중량파를 만들어 대류권 계면을 교란하기 때문이라는 설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