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은 태양계의 두 번째 행성입니다. 태양 주위를 224일 주기로 돌고 있는데 반해, 자전 주기는 243일로 공전주기보다 깁니다. 달에 이어서 밤하늘에서 두 번째로 밝은 천체입니다. 가장 밝을 때의 밝기는 -4.5등급입니다. 금성의 명칭은 오행 중 하나인 '금(金)'에서 유래하였으며, 태백성(太白星)으로도 불렸습니다. 금성은 그 출현 시간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렸는데 저녁 무렵에 나타나는 금성을 장경성, 개밥바라기라고 부르고 새벽 무렵에 나타나는 금성을 샛별 혹은 명성이라 불렀습니다. 서양에서는 로마 신화의 미를 상징하는 여신의 이름을 따라 비너스(Venus)라 부릅니다.
지구형 행성인 금성은 크기와 화학 조성이 지구와 매우 비슷하여 지구의 '자매 행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금성의 표면은 반사도가 높은 불투명한 구름으로 덮여있기 때문에 가시광을 통해서 표면을 관찰할 수는 없습니다. 20세기에 들어와 행성과학자들이 그 비밀을 풀기 전까지 금성에 대하여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금성은 지구형 행성 중에서 가장 농밀한 대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이고, 표면에서의 대기압은 95 기압에 이릅니다. 금성에는 금속 눈, 이산화탄소 대기, 수많은 화산, 산성비가 있습니다.
내부구조
금성의 내부 구조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는 거의 없지만, 크기와 밀도가 지구와 유사한 것으로 보아, 금성의 내부구조 역시 지구와 마찬가지로 핵, 맨틀, 지각으로 이루어져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지구와 마찬가지로 금성의 핵 역시 최소한 일부분은 액체 상태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금성의 크기는 지구보다 약간 작지만 이 차이로 인한 내부 압력의 차이는 상당히 크리라고 생각됩니다. 지구와 금성의 가장 큰 차이점은 판 구조론적인 활동이 금성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금성의 표면과 맨틀이 건조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이 차이로 인해서 행성 내부의 열 방출이 늦어지는데, 이것은 금성의 자기장이 없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설명해 줍니다.
지형
약 80%에 달하는 금성의 표면은 평탄한 현무암질 평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륙'이라고 불릴 만한 높은 지형이 두 군데 있는데, 하나는 금성의 북반구에 있고, 다른 하나는 적도의 바로 남쪽에 있습니다. 북쪽의 대륙은 이슈타르 테라라고 하는데, 이름은 고대 바빌로니아의 사랑의 여신인 이슈타르에서 따왔습니다. 이슈타르 테라의 면적은 오스트레일리아 정도입니다. 맥스웰 산은 금성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이슈타르 테라에 있습니다. 정상의 높이는 금성의 평균 표면 높이보다 11 km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반면에 지구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은 해수면으로부터의 높이가 9km가 조금 되지 않습니다. 남반구의 대륙은 아프로디테 테라라고 부르며, 이름은 고대 그리스의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로부터 따왔습니다. 면적은 아프로디테 테라가 조금 더 커서 남아메리카대륙 정도의 넓이입니다. 이 대륙의 대부분은 단층으로 덮여 있습니다.
충돌구와 마찬가지로 산과 계곡은 대체로 암석질의 표면을 가지고 있는 행성에서 발견됩니다. 금성에서는 몇 가지 특이한 파라는 팬케이크를 닮은 꼭대기가 평평한 화산인데, 그 직경은 20에서 50km가량 되고 높이는 100m에서 1000m 정도입니다. 노바는 별모양의 단층 시스템이고, 아라크노이드는 거미줄 같이 방사상의 단층과 동심원상의 단층이 함께 나타나는 지형입니다. 코로나는 고리 모양의 단층을 말하는데, 주변이 침하되기도 합니다. 이들 지형들은 모두 화산과 연관되어 생깁니다.
거의 모든 금성의 표면 지형은 역사상의 또는 신화에 나오는 여성의 이름을 따서 짓습니다. 단 예외가 있는데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이름을 딴 맥스웰 산과 두 고지를 나타내는 알파 레지오와 베타 레지오입니다. 이 세 지형의 이름은 행성의 지명을 정하는 국제 천문학 연맹에서 현재의 시스템을 받아들이기 전에 지어진 것입니다.
지질
금성 표면의 대부분은 화산활동으로 인하여 생겨났습니다. 대체로 금성은 지구에 비하여 몇 배 정도 많은 화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100km가 넘는 거대 화산 167개가 금성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이만한 크기의 화산은 하와이 제도의 본섬이 유일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금성의 화산활동이 지구보다 활발해서라기보다는 금성의 표면이 지구보다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표면은 끊임없이 섭입을 통하여 해구 아래로 사라지기 때문에 그 평균 연령은 1억 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금성의 표면은 적어도 5억 년 이상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섭입 되지 않는 대륙지각 위의 화산들은 활동이 끝남과 동시에 풍화에 의해서 더 빠른 속도로 지워집니다.
다수의 관측자료에 따르면 금성의 표면에는 현재에도 활동 중인 화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련의 베네라 계획 동안 베네라 11호와 베네라 12호의 탐사선들은 끊임없이 치는 벼락을 관찰하였고, 베네라 12호는 착륙 직후 큰 천둥소리를 녹음하였습니다. 지구에서는 천둥이 강우에 동반되지만, 금성에는 강우가 없습니다. 한 가지 가능성은 화산 분출 시 나오는 화산재가 천둥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증거는 이산화황의 대기 농도입니다. 1978년과 1986년 사이에 이산화황의 금성 대기 중의 농도는 10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이것에 대한 설명은 큰 화산 활동이 관측 전에 있어서 이산화황의 농도를 증가시켰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약 1000개 정도의 충돌구가 금성에서 발견되었으며 이들의 분포는 전 행성 표면에서 고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구나 달에서 발견되는 충돌구들은 풍화된 흔적을 보이는데, 이는 끊임없는 열화작용의 결과입니다. 달에서의 열화작용은 이후에 오는 충돌에 의하여 일어나고, 지구의 경우에는 바람과 비에 의한 풍화에 의하여 충돌구가 열화 됩니다. 금성에서는 85%의 충돌구가 최초의 상태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충돌구의 수와 이들이 잘 보존되고 있다는 것은 이 행성은 5억 년 전에 완전히 새로 표면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구의 지각은 판 구조 활동에 의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반면에 금성의 표면은 이러한 과정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판 구조 활동에 의해서 맨틀의 열이 방출되지 않기 때문에 금성은 맨틀의 온도가 지각이 안정하게 있을 수 없는 일정 임계 온도까지 계속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 1억 년 정도의 시간 동안 지각이 몽땅 맨틀 안으로 섭입해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지각이 형성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금성에 있는 충돌구의 크기는 작게는 3km부터 크게는 280km까지 분포합니다. 직경이 3km보다 작은 충돌구는 존재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두꺼운 대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운동 에너지가 특정한 값보다 작은 물체는 속도가 느려져서 충돌구를 만들지 못합니다.